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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테라피

원예 활동이 ADHD 아동의 주의 집중 능력에 미치는 영향

ADHD 아동의 특성과 주의 집중 문제

주의력결핍과다활동성장애(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아동기 주요 정신건강 질환 중 하나로, 주의 집중의 어려움, 충동성, 과다활동성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ADHD 아동은 과제 수행 시 지속적 주의 유지(sustained attention), 과제 전환(cognitive flexibility), 충동 억제(response inhibition) 등 핵심 인지 기능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특성은 학업 수행, 대인관계, 정서 조절 등 광범위한 생활 영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조기 개입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전통적인 중재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활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비약물적 대안으로 자연 기반 치료(nature-based therapy), 특히 원예 활동(horticultural activity)이 ADHD 아동의 주의 집중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ADHD 아동은 외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반복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이 필요한 과제 구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중재 프로그램 설계 시 이러한 인지적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원예 활동의 구조와 ADHD 아동의 인지적 특성 보완

원예 활동은 구조화된 작업 과정과 감각 자극을 수반하는 특성으로 인해 ADHD 아동의 인지적 약점을 보완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식물 심기, 물주기, 잡초 제거, 작물 수확 등 단계별로 명확한 시작과 끝이 설정된 작업은 과제 지향적 주의(goal-directed attention)를 촉진하며, 작업 완수 시 즉각적인 피드백(feedback)을 제공함으로써 아동의 동기 부여(motivation)를 유지시킨다. 또한 토양 만지기, 식물 관찰, 향기 맡기 등 다양한 감각 체험은 감각 통합 기능(sensory integration)을 자극하여, 주의 조절(attention regulation)과 정서 조절(emotion regulation)을 동시에 지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외부 자연 환경에서 수행되는 원예 활동은 ADHD 아동이 과잉 자극되는 인공 환경(stimuli-saturated environment)에서 벗어나, 보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주의력을 발달시킬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원예 활동은 아동이 자신의 행동 결과를 직접 관찰하고 수정하는 자기조정 학습(self-regulated learning)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며, 이는 자기효능감(self-efficacy) 향상과도 연결될 수 있다.

원예 활동이 ADHD 아동의 주의 집중 능력에 미치는 영향

실증 연구 결과 – 원예 활동과 ADHD 아동의 주의력 변화

다수의 실증 연구는 원예 활동이 ADHD 아동의 주의 집중 능력 향상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8주간 주 2회 원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ADHD 아동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지속적 주의력(sustained attention) 검사와 충동성 억제 테스트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부모 및 교사 평가에서도 산만함(distractibility) 감소, 과제 완료율(task completion rate) 증가, 정서적 안정(emotional stability) 향상 등이 관찰되었다. 일부 연구에서는 식물 돌봄 활동이 아동의 자기조절능력(self-regulation)을 강화하는 매개 변인(mediator) 역할을 하며, 이로 인해 주의력 개선 효과가 지속된다는 메커니즘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자연 노출이 주의 회복 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 ART)에서 제시하는 '비지향적 주의(fascination)' 자극을 통해 인지적 피로를 회복시키고, 집중력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와도 일치한다. 주목할 점은 원예 활동이 단순한 주의력 향상뿐 아니라, 스트레스 반응 감소, 긍정적 정서 증가 등 심리적 복합 효과를 동반하여 아동의 전반적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다층적 개입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예 활동 기반 ADHD 중재의 적용 가능성과 한계

원예 활동 기반 중재는 ADHD 아동의 주의 집중 향상에 있어 유망한 비약물적 접근으로 평가되지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우선, 프로그램 효과는 활동 구조화 수준, 지도자 전문성, 활동 지속 기간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개인별 ADHD 아형(subtype)에 따른 반응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초기 연구들은 표본 크기(sample size)가 작고, 무작위 대조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 비율이 낮아 결과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예 활동은 비교적 저비용이며 부작용 위험이 낮고, 자연과의 긍정적 관계 형성을 통해 장기적인 심리사회적 발달(socio-emotional development)을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ADHD 아동 대상 원예 프로그램의 표준화, 활동별 효과 차이 분석, 신경생리학적 변화 검증 등을 통해 보다 과학적 근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서 조절 능력과 충동 통제 능력은 ADHD 아동의 장기적 사회 적응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원예 기반 프로그램이 이들 기능 강화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향후 연구의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