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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테라피

감정 표현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식물 기반 일기 쓰기 적용 사례

1. 감정 표현 어려움과 간접적 정서 개입의 필요성

청소년기는 심리적 정체성 확립과 사회적 자아 형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지만, 많은 청소년은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우울, 분노, 불안 등의 부정적 감정은 명확한 언어화가 어렵고,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내면화되어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정서 개입 프로그램은 상담, 미술 치료, 음악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으나, 일부 청소년은 타인과의 대면 소통에서 심리적 저항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비대면적이고 비판단적인 환경에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간접적 매개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식물 기반 일기 쓰기는 이러한 특성에 부합하는 정서 개입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이라는 생명체와의 관계 형성 과정은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도 간접적으로 투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일기 쓰기를 통해 그 감정이 언어화되고 구조화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특히 언어적 표현이 익숙하지 않거나 정서 표현을 억제하는 경향이 강한 청소년 집단에서는 기존 상담 기법보다 비언어적이고 간접적인 접근이 정서 표현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실증적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또한 심리 전문가들은 감정 회피 성향이 높은 청소년의 경우 식물과 같은 생명체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통해 정서적 접근이 용이해진다고 평가한다.

감정 표현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식물 기반 일기 쓰기 적용 사례

2. 식물 기반 일기 쓰기의 구성과 실행 예시

식물 기반 일기 쓰기는 식물 관찰과 감정 기록을 결합한 일상적 자기표현 활동으로, 구체적인 절차와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은 자신이 돌보는 식물의 생장 과정, 상태 변화, 관찰 내용 등을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연결하여 서술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오늘은 식물이 시들어 있어서 물을 줬다”라는 서술은 “오늘은 내가 좀 무기력했다”는 감정의 투사를 포함할 수 있다. 이처럼 식물 상태에 대한 기록은 학생의 정서 상태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창구 역할을 하며, 감정 표현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효과적인 투사적 기법으로 작용한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식물 성장 일기, 주간 정서 반응 기록, 감정 색상표 연계 작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기 쓰기 활동이 구조화되어 활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특정한 언어적 지식이나 창의성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표현력에 부담을 느끼는 청소년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사 지도하에 이루어지는 이 활동은 학생 개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서 관찰 도구로도 활용 가능하며, 감정 일기와 식물 관찰 기록의 통합은 청소년의 자아 성찰과 정서 흐름의 인식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록 중심 활동이기 때문에 내성적이거나 사회적 상호작용에 불안이 있는 청소년도 심리적 위축 없이 자기표현을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용적 개입 방식으로 유효하다.

 

3. 정서 안정 효과 및 심리적 변화 분석

식물 기반 일기 쓰기는 청소년의 정서 안정에 실질적인 심리적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첫째, 감정 인식 능력 향상이 나타난다. 반복적인 기록 활동을 통해 청소년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점검하고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메타인지적 기회를 얻게 된다. 둘째, 감정 언어화 능력이 강화된다. 식물 상태와 자신의 상태를 연관 지어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은 감정 어휘를 확장하고, 다양한 감정 표현 방식을 습득하게 된다. 셋째, 심리적 거리두기(distancing)가 가능하다. 감정 투사를 통해 직접적인 자기 노출 없이 감정을 전이시킴으로써 정서적 부담이 완화되며, 이는 우울이나 불안의 완화로 연결될 수 있다. 넷째, 일기 작성이라는 반복 행위는 일상 루틴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여 심리적 안정감(affective stability)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적용 사례에서는 정서 불안 지표가 감소하고, 감정 표현 빈도와 질적 다양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되었으며, 이는 반복적 글쓰기와 자연물과의 상호작용이 결합될 때 심리 안정 효과가 배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자기 통제력(self-regulation)이 부족한 청소년에게 일기 쓰기는 감정 이탈을 방지하고 감정의 지속 시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전략으로 작용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4. 적용 시 고려사항과 프로그램 확장 가능성

식물 기반 일기 쓰기를 청소년 정서 개입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첫째, 프로그램 설계 시 자율성과 비강제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감정 표현을 강요하는 구조는 청소년의 참여 저항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일기 작성 빈도나 표현 방식은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둘째, 식물 선택 역시 중요하다. 빠르게 생장하거나 변화가 뚜렷한 식물은 청소년의 관찰력과 흥미를 유도할 수 있으며, 감정 반응 연결도 용이하다. 셋째, 교사나 심리 전문가의 피드백 개입 방식은 간접적이어야 한다. 학생이 표현한 감정 내용에 대해 판단하거나 해석하기보다는, 비언어적 지지(non-verbal support)를 중심으로 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넷째, 활동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학교 차원의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 평가 목적이 아닌 심리 회복을 위한 도구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내 상담 체계, 진로 지도 프로그램, 창의 체험활동과 연계된 통합적 설계가 효과적이다. 향후에는 디지털 기반의 일기 플랫폼을 통해 식물 사진 업로드, 감정 태그 선택, AI 기반 감정 요약 기능 등을 결합함으로써 정서 지원 시스템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감정 표현에 취약한 청소년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심리적 자율성과 표현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